The Sky Crowlers.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봤던 게 언제였더라.
이건 대략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을 섞어놓은 듯한 세계관을 지닌 만화이다.
여기서 나오는 전투기들은 후미에서 추진체를 내뿜어 비행하는 제 1세대 전투기들이 아니라
0세대 전투기, 즉 프로펠러 전투기들이다.
그런데 어릴 때 탑건이라는 영화를 보고 전투기에 대해 막연히 선입관이 생겨 있던 터라
일명 제트기라 불리는 전투기들이 세계대전에서 맹활약 했던 것으로 착각 하고 살아왔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비행기들은 프로펠러 전투기였다.
뭐 딱히 이런 건 상관이 없다.
내가 이 스카이 크롤러라는 애니메이션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요즘처럼 디지털에 모든 걸 맡겨서 자동으로 추격하고, 발사된 미사일 마저 원격이
가능한 것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이다.
나는 항상 아날로그적인 그 무언가에 대해 굉장히 환상을 품고 살아왔다.
서로가 동등한 입장에서 싸울 때 그 승부야 말로 진정한 승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독일은 물론 전범국이긴 하지만 레드 바론이라는 불세출의 조종사에 관한 이야기라거나,
또는 칼을 가지고 전쟁을 치루는 어떤 특별한 그 무엇. 느낌.
아마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광선검을 가지고 대결을 하는 것 또한
그런 알 수 없는 묘한 아날로그의 매력 때문에
늘 연출되는 장면 중에 하나가 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레이저 총이 난무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상황에서조차 말이다.
사람들은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모아놓고 세밀히 관찰해보면 결론적으로 그 끝의 추구점은 거의 다 비슷하다.
다른 무언가의 힘이 아니라, 아무런 것도 지니지 않은 인간 본연의 힘을 추구한다.
쿵푸도 그러하고 초능력도 그러하다. 검도실력도 그렇고.
신을 믿지 않는 자라고 해도 천국과 같은 삶을 한 번쯤은 믿는다.
이 스카이 크롤러라는 애니메이션에는 키르도레라는 종이 있다.
봤었던 게 꽤 오래전이라 확실한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떤 특정한 시기부터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자기가 그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었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이를 먹지 않는 거였나, 아무튼 나이를 먹지 않는다 :)
그들이 죽음을 맞이 하는 순간은 오로지 전쟁터에서만이 가능하다.
유이치,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
그는 에이스 중의 에이스 조종사. 하지만 그런 유이치도 끝내 명을 달리 한다.
혹자는 유이치의 마지막 비행을, 티쳐라고 불리는 어른 조종사에게 내민 도전장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기성세대에게 도전을 하는 젊은 초상 정도로 말이다.
티쳐는 흑표범 마크가 그려진 전투기를 타고 다니는 조종사로서, 키르도레가 아닌 어른이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가 말했던 것과는 달리, 유이치의 마지막 행보가 실제로는 도전이 아니라
영원한 삶에 대한 염증을 떨쳐내는 행위 정도로 보았다.
타인에게 죽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택한 죽음 말이다.
영원한 삶이 주어져 있다면 노력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살기 위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까.
영원히 쥐어진 그 무엇. 그것이 생명이든 돈이든 뭐든 간에,
놓아지지 않는 것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놓아버리고 싶다라고 마음을 품기 마련이다.
결국 키르도레들은, 살기 위해 바짝 노력하고 늘 긴장 하고 있는 어른인 티쳐에게
하나 둘 희생되어진다. 희생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티쳐에게 죽음을 당하는 길을
선택한다.
영원하지만 자신들은 인간이 아님을 스스로 잘 알기에.
감정 이라는 것 말이다.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것이 악착 같은 것이든 사랑이든 뭐든.
그런데 키르도레들은 결코 성인이 되지 못함으로서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는 없고, 물론 노예처럼 전쟁터에서만 부려먹어지므로 평범한
일상 또한 누릴 수 없고, 오로지 전장터에서 겪게 되는 감정, 분노나 뭐 좋지 않은
감정들만을 가지는 삶을 살게 된다.
키르도레들은 외모는 아이지만 사실 일반 사람들 보다는 두어배는 더 산,
정신적으로 보면 노인에 가깝다.
즉, 이 애니메이션은 기성세대에 대해 도전하는 젊은 초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기성세대가 젊은이에게 희생되는 애니메이션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이것이다.
진정한 사랑조차 깨닫지 못하고 늘 젊은이와 동일 선상으로 부려먹어진
나이든 기성세대들,
그것이 키르도레들이다.
정신은 이미 노인이 다 되어,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이 혹여나 그렇고 그렇게
치이는 삶이 아닌가 왜곡된, 그런 착각에 빠져 살며,
늘 전장과 같은 일터로 악착 같이 내몰려 살아간다.
한편으로는 가슴 속 아주 깊이깊이 순수한 아이의 심정을 간직한 채
언젠가 언젠가는 부디 진정한 사랑과 같은 감정을 누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가진 채 살아가는, 그런 어른이자 아이 말이다.
그러니 이 애니메이션은 실제로는 자신 보다 덜 살아온 젊은이에게 목숨을
바치는 어른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티쳐라고 하는 것, 외모적으로 어른이라고 하는 그 티쳐.
하지만 실제로는 키르도레들 보다 덜 살아온, 그러나 성숙한 사람에게.
에이스 유이치 또한 그에게 목숨을 맡겨버린 것이다.
그래, 맞다. 지금 나는 티쳐가 되었다.
가진 것 없는, 유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그 무엇들 보다 질겨야만 하기에.
티쳐가 될 수밖에 없다.
20110720 AM
오늘 동이 틀 때까지 다들 편안한 잠 자길.
나의 친구들. 친한 사이조차도 물어보면 왜 라고 되묻는 건,
아마도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라서였겠지.
정신을 다잡고 뭔가를 하려는데 쉽게 지친다.
조금 나른하다.
지금은 금방 또 나아졌다.
아마도 이건 몸이 아니라 뇌가 피곤해서 그런 것 같다.
어디 누울 수 있는 긴 의자가 있으면 거기서 좀 쉬고 싶다.
오렌지 주스든 뭐든 마시면서.
그런데 그런 자리가 없다. 그런 의자도 없고.
탁 트인 창가 옆에 의자를 놓아두고, 언젠가 그렇게 좀 쉬고 싶다.
유유자적 한 마음가짐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기에...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다.
요즘의 하루는 근 열흘 같다. 아니 한 달 같다.
밖에 앉아 있는데 새가 나무에 날아들었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눈을 감고 다시 떴을 때는 날아가고 없었다.
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날아봤으면 하는 바램은 가지고 있다.
비가.. 내 몸에 내려 앉았다. 한 번 그쳤던 비가 다시 오는가 싶었지만
그건 그대로, 내 몸에 살짝 닿았다는 그 느낌만 전해줄 정도만 내려왔다.
바람도 비도 새도 간절할 때는 외면 했다가 은연중 찾아온다.
조금은 이상한 말이지만..어쨌든, 바라지 않는 바라는 마음..으로 바라면.. 온다.
바라면 그 순간 온다. 근데 그게 바라지 않는 바라는 마음 같은 거다.
정 바라지 않아도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
그 순간이라는 것이 딱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주문처럼 비가 내려라 라고 외치면 안 오고,
흘러가는 말로 와라 라고 하면 온다.. 이건 뭐 딱히 ..좀 웃긴 말이다.
내가 뭘 쓴 건지.
아직 동 트기 전.
밤은 밤이다.
그러나 오전의 밤..이다.
지금은.
20110720 PM
과연 진짜의 나는 무엇일까.
유유자적 함의 유유자적함.
타락되지 않는 타락.
소모되지 않는 소모성인 것.
그런 무한함이 있다면 좋겠다.
뭐든, 일단은
자유로운 것이
그런게 보이지 않네.
보일 것도 같다.
보일 것도 같은데 일단은 안 보인다.
근데 보이긴 보일 거 같다.
의미 없는 것.
그러나 있는 것.
일단은.. 그냥.
20110721 PM
어제보다 약간은 차가운 바람이 일었다.
구름이 군집해 움직이는 모양은 경이롭다.
두렵기까지 하다.
멀리서 보면 두 손에 담길 만큼 작아 보이는 것도
가까이 가면 오히려 내가 점처럼 느껴지는 것.
멀리에서는 모든 것이 뚜렷하게 파악되는데
정작 그곳에 도착해서 보면
그처럼 모두 다 알고 있었지 않나 싶었던 게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것들에 가려져
더 이상 저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전부 파악하기 힘들다.
모든 것이 그렇다.
훈수를 두는 입장에 서보면 모든 것이 다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내가 정작 그 입장이 되어 보면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고의적으로 방해되는 어떤 그 무엇에 의한.. 틀어짐.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면.
훈수를 두는 입장이나, 또는 내가 상대와 대국을 두는 입장이나
사실은 똑같을 수 있는데
일부러 꼬아져 버리는 것이라면.
그걸 가지고 훈수를 두는 입장과,
직접 대국을 하는 입장이 다르다고 누군가가 설명한다면
그건 과연 옳은 걸까.
해당 되는 상황을 직접 맞닦뜨리는 경우라 해도
일전에 훈수를 두는 것만큼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결과는 매한가지다.
무엇을 말하는지는 알 수 없어도
고의적인 것, 인공적인 것.
실물이 난다.
201107221439
그레이 계통의 카키 야구모자에
몸에 딱 맞는 파란색 반팔, 그리고 백팩.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누구인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 건가.
분명 뭔가를 열심히 쓰고 관찰한다.
본래는 당황스러워야 할 것 들이 지금은 무덤덤하게 되었다.
별수 없이 쓰는 거다.
곤충에 관해 면밀히 분석하듯이 써놓고 있지만
사실 그건 곤충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일단은 그렇게 써놓는다. 그게 방식이다.
당기고 줄이고 참 크다.
지루한 것에 의해 지루해진다.
끝내고 싶은데 끝내야 하는데
근데 그게 참 쉽지 않다.
끝내기는 끝내질 거 같은데,
그리고 없는 것처럼 평사시를 보내기도 하는데.
하지만 물론 놓는다면 놓아줄 수는 있다.
참, 재미난 날들이군 그래.
난 지금 무진 애를 쓰는 중이다.
칙칙한 것을 좀 더 하얗고 깨끗하게.
보들보들 하게 둘러싸서.
20110723 1948
저봐, 하고 누군가 손가락질 하기 좋은 하루다.
약간의 두통이 밀려온다.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면, 날려보내고 싶은 아픔.
아마.. 어릴 때 그런 생각을 가끔 하고 다녔지 싶다.
보라색 꽃을 보았다.
소녀가 꽃을 심는데 제비꽃 대신 보라색 방울꽃을 심었나 보다 하고
내가 편리한 대로 생각한다.
어제부터 밥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은 것 같다.
대체 할 수 있는 잡다한 것들로 배를 채운다.
다음 해의 여름에는 조금은 휴양이라는 느낌으로 보낼 수 있기를.
이번 해는 역시나, 수행자 아닌 수행자 같은
조금은 변질된 수행자의 모습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잘은 모르지만
아주 꼭대기에서 아주 바닥까지
그 사이의 모든 것들이 전부 다 나의 색깔인 듯하다.
시작과 시작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떨쳐낸 것이 어느 순간 또 붙어있고 떨쳐내고 붙어있고 그렇다.
마치 떨쳐낸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마냥.
그냥 그렇게 붙어 간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것처럼 진행된다.
무의식적으로.
하면 안 되는 걸 하고, 하려는 걸 하지 않는다.
무의식적이다.
이렇게 끄적이고 쓰고,
또 보아도, 언젠가 아마 다 잊혀져 버릴 테다.
그렇게 될 테다.
어느 순간, 한 번도 그런 적 없다는 듯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걸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은 참 멋지다.
그래서 제자리인 것 같아도 사실상 손실은 없다.
이룬 게 없어도, 그래. 중요한 건 어쨌든 손실이 없다는 거다.
손실이 일어날 일은, 애초에 진행되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이번 해의 몇 달 간은
확실히 내 감 대로 약간은 진절머리가 나는 느낌들이
잔뜩 들러붙어 있는 나날들이다.
끈적끈적 하게.
하지만 그게 아주 싫은 것은 아니긴 하다.
정말 오랜만에, 더럽혀질 걸 알면서 흙탕물에 뛰어든 느낌.
어렸을 때는 다들 그러니까.
그렇게.. 되돌아간 것 같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사실 무언가 일정하게 도달해 놓으면
매일 매일 흙탕물에서 뒹굴며 놀아도 괜찮지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모든 것이 간당간당하게, 아슬아슬한 기로다.
그래서 나는, 늘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왔던 나라도,
지금은 절대적으로 나를 먼저 염두해 둘 수밖에 없다.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렇다고 남을 생각하지 않는다 해서, 그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스치는 바람소리를 기억하지는 않는 것과 같다.
스치는 바람소리를 기억하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내가 하려는 대로, 이 방식은,
절대적으로 최고이자 탁월한 선택이다.
아무도 나를 파악할 수 없고, 파악했다고 해도 결국에는 아닌 것.
기준 보다 높거나 또는 기대 보다 사실은 아주 낮아
나는 나 대로 살아갈 뿐인 것.
하지만 그 나라는 것도, 남이 끼어들지 않아도
또 스스로 변화되고 제자리를 찾고 변화되고 반복될 수 있는 것.
지금을 안다해도 훗날은 또 변화되는 것.
그래서 나는 사람이다.
아- 오늘은 좀 말이 많다...
머리가 또 지치기 전에 쉬어둬야지.
20110724 1605
걱정스러운 하루다.
몸도 마음도 아플 일이 없다면.
눈을 조금 쉬어 둬야 돼.
맑은 공기도 좀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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