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천지창조주(하느님)에 대한 3가지 질문
  대부분의 종교에서 창조주는 절대선임을 강조합니다. 즉 이에 반대되는 개념인 악은 창조주를 배반한 요소로 보지요. 이 말은 창조주의 내적요소에 선과 악이 공유된 모습이 아닌 창조주는 절대선이요 악은 그 창조주를 배반한 형태의 것으로 규정하는 것으로써 창조주께선 아주 조금의 악도 포함하시지 않는다는 말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감히)저는 여기서 첫번째 의문이 듭니다. 창조주를 또 다른 말로 절대자 또는 절대 권능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절대 권능자인 창조주께서 악의 탄생을 막지 않았나에 대한 것이 첫번째 질문입니다.
  두번째 질문은 만약 악의 탄생을 막을 수 없었거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있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창조주는 과연 악을 제거하실 의지가 있는 분인가?
  세번째 질문은 창조주는 악과의 공존대립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원하시는 것일까? 아니면 악조차도 자신의 피조물이었기에 감싸안고 회개하여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유예기간(최후의 심판까지의)을 주고 계신 것 일까요?
  장난스런 답변 말고 진지한 답변을 원합니다. 저 자신도 이에 대한 답변을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최소한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실지 궁금해서 올려봅니다. 되도록이면 종교분야에서 일하시는 분이 답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A.창조주라..[empas지식브레인 soian1(ByeCrazy 본인)의 2007년 1월 13일 답변]
  답변채택을 받기 위해 질문자님의 입맛에 맞는 말을 해드릴 수도 있지만, 저는 다른 관점으로 제 생각을 피력 해볼까 합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 드리자면 결국 인간이 신을 알기 전에 신은 없습니다. 19세기까지 조선에서 예수가 누구냐 여호와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는 사람이 있었을까요? 유교와 불교의 나라에서 카톨릭이 뭔지나 알고 있었을까요?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천주교가 들어오고 또 개신교가 퍼지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우리가 카톨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본래 유럽은 북구유럽신화의 오딘이나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제우스처럼 토속적인 신들을 찬양 하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황제들이 제우스 신을 찬양 하는 구절이 사서나 서사시에 종종 등장 하곤 한답니다.
  카톨릭과 그리스 신화를 이해 하려면 먼저 이집트 종교를 알아야만 합니다. 한때 페르시아에 점령 당해 있던 이집트는 기원전 약 333년경에 알렉산더에 의해 또 다시 점령 당하는데 이때부터 그리스 신화와 이집트 신화가 서로 만나게 됩니다.
  이전에도 그리스 신화는 이집트 신화를 모태로 두고 있었지만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점령 하기 전까지만 해도 지중해를 중간에 둔 그리스와 이집트 이 두 나라는 왕래가 소원하여 그동안 서로 많은 신화적, 요소적 차이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계속 유지된 공통점은 그때까지도 아주 많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선 지고신 제우스가 말 그대로 최고의 신으로 묘사 되고 있는데 그 최고신 제우스에게도 어머니는 있다고 합니다. 대지의 여신 레아죠.
  그렇게 제우스는 최고의 신으로 깨끗하게 남고 그 제우스의 아들 태양신 아폴론이 천방지축으로써 악역을 담당 하는데 그리스에서 아폴론은 '파괴자'의 의미로 통한다고 합니다. 태양신 헬리오스에게서 아폴론이 태양신의 자격을 빼앗은 것부터 이미 행실이 나타나 있죠. 그래서 아폴론은 태양신이라기 보단 남의 것을 탐 하는, 파괴적인 모습이 더 강조되어지는 것이죠.
  반면 이집트 신화의 경우엔 '눈'이라는 혼돈(chaos)의 신이 신들의 아버지로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데 여기선 태양신 '라'가 창조자로 불리고 있죠.
  그리스 신화는 태양신이 파괴자고 이집트 신화는 태양신이 창조자죠. 즉 그리스 신화에선 아버지는 잘 하는데 아들들이 못한다는 식이고 이집트 신화는 아버지 한명만 혼돈의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아들들은 다 잘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최고신 제우스의 어머니가 대지의 여신이라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해석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애초부터 대륙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한다는 것이죠.
  어머니 신이 대지의 신이라는 것은 결국 바다를 건너 이주해 왔거나 했다는 말은 아니라는 거죠. 반면 이집트의 최고신이 혼돈인 것은 아무래도 이집트가 세워지기 전까지 많은 전쟁이 일어났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죠.
  참고로 이런 신화들이 점점 신빙성을 가지게 된 이유는 유물의 발견 때문인데요, 작가 호메로스의 고대 그리스 서사시인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서는 여신 에리스가 황금 사과를 던져 트로이 전쟁의 불씨를 만들었다는 등 그렇게 트로이 전쟁은 신화적 전쟁으로 묘사 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트로이가 1871년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 유적이 발굴 되므로써 신화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 되었죠.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처럼 모든 신화에선 필요에 의한 악이 꼭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쉽게 설명해 볼까요.
  그리스 신화의 경우엔 태양신 아폴론이 나쁜 행동을 하지만 그는 최고신 제우스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냥 용서 받게 된다는 하나의 논리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죠. 이집트 신화에선 아버지가 혼돈이기 때문에 아들들로선 아버지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식입니다.
  이제 이해가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그리스 신화의 신이나 이집트 신화의 신들은 신과 신이 서로 혈연의 입장이기 때문에 해칠 수 있어도 인정을 봐서 해칠 수 없다는 논리가 통하는 것이죠. 그리스 신화나 이집트 신화는 둘 다 다신교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 했던 것이죠.
  하지만 유일신교 카톨릭의 경우 여호와는 최고신이자 창조주 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에 저항 하는 세력이 창조 되었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이러니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것에 대해서 예전부터 하는 말이 있었죠.
  길게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오직 신만이 안다' 라고 말이죠 ㅎㅎ


  {답변 후기}
  이후로도 질문자의 추가질문과 나의 추가답변이 있었지만 생략 하도록 하겠다. 질문자는 카톨릭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질문자가 추가질문에 쓴 글만 A⁴용지 2 바닥은 꽉 채울 정도였다. 막상 거기에 일일이 또 답변을 하자니 너무 소모성 시간이 될 것 같아 그것으로 마치게 됐다. 하지만 오랜만에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예전에 버마의 밀교부터 소승불교 대승불교, 불교에서 신을 인정하는가 등에 대해 꽤 자주 토론을 하곤 했는데 그때가 생각났다고 할까.
2007/04/17 17:10 2007/04/17 17:10
byecrazy 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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